제2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봉일
2026.05.19
어떤 문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드립니다. 망설이면서도,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고.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신앙과 삶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두드리는 이야기들’을 스크린 위에 쌓아왔습니다. 닫힌 마음과 단절된 관계, 이해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영화는 때로는 먼저, 때로는 함께 그 문을 두드려 왔습니다. 그리고 스물세 번째를 맞이한 올해, 그 두드림은 다시 관객을 향합니다.

제2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주제는 “Knocking On”입니다.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닫힌 세계 앞에서 처음으로 손을 내미는 행위입니다.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시작하는 가장 단순하고 절박한 선택입니다.

올해 영화제는 그러한 ‘처음의 두드림’을 통해 연결과 응답의 가능성을 관객과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올해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칠드런 노 모어: 존재했지만 지금은 없다〉입니다. 선댄스영화제 상영 이후 아시아 프리미어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가자지구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부재를 통해, 행여나 우리가 외면해 온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영화는 조용히 마음을 낮추게 하며, 우리의 이웃을 향한 긍휼의 시선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폐막작은 〈다윗〉입니다. 이 작품은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영웅적 승리에 머무르지 않고, 사울의 핍박을 피해 도망자로 살아가야 했던 시간 속에서 다윗의 고난의 여정에 함께 합니다. 그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연약함과 다시 일어서는 믿음의 과정은, 영화제의 마지막을 깊은 여운으로 완성합니다.


올해 영화제는 총 31편(장편 23편, 단편 8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국제 프리미어 1편, 아시아 프리미어 2편, 한국 프리미어 1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가페의 시선’에서는 사랑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며 인간의 내면을 두드리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미션’ 섹션에서는 신앙과 실천, 삶의 방향을 질문하는 이야기들을 다룹니다. ‘필름포럼’ 섹션은 동시대 예술영화의 흐름 속에서 관객의 감각과 사유를 확장합니다.

한국영화의 걸작 〈밀양〉, 〈마더〉, 〈복수는 나의 것〉을 통해 ‘인간, 죄와 구원’이라는 주제를 기독교적 시선으로 깊이 있게 해석하는 특별전을 마련했으며, 필름포럼의 설립자이자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씨네필이었던 고 임재철 선생님을 추모하는 자리를 함께 준비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영화제는 크리스천 커뮤니티와 기관, 다양한 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확장합니다. 함께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 이후에는 40~50분간 시네토크와 공연 등 각 기관의 성격에 맞는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영화 관람을 넘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연결되는 공동체적 경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올해 단편영화 공모에는 총 833편이 접수되며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잠정 중단했던 단편경선이 여전히 다음 세대 창작자들에게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를 계기로 올해 단편 상영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단편영화 경선을 다시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개막식은 5월 19일 이화여자대학교 ECC홀 내 영산극장에서 진행되며, 본 상영은 5월 20일부터 필름포럼에서 이어집니다. 폐막식은 5월 24일 필름포럼 1관에서 열립니다. 올해의 홍보대사는 배다해님이 함께하며, 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관객과 깊이 있는 만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2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올해도 여전히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두드립니다.?